[특집] KGB 출신, 푸틴의 "피를 흘리는 각본" 이 놀랍지 않은 이유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의 사망 보도는 "푸틴의 피를 흘리는 각본"에서 바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27일, 일요일  러시아 정부 위원회는 프리고진을 태운 비행기에 탑승한 시신 10구를 모두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프리고진은 푸틴과 20년이 넘는 관계를 통해 충성파였지만, 바그너 지도자는 프리고진이 지난 6월 주도한 소위 "정의의 행진" 이후 일부 핵심 지도자들을 전복시키겠다고 위협하면서 푸틴의 신뢰를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프리고진에 의해 갑자기 취소된 행진을 '무장 반란', '칼로 등을 찌르는 행위', '반역'이라고 불렀다.


전직 KGB 요원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반역자와 반역동조자에 대해 항상 명백하게 처단의사를 밝혔으며, 그의 견해대로라면 심각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푸틴은 지난 2019년 6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반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범죄이며 반역자는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GRU 장교이자 서부를 염탐했던 이중간첩의 독살에 대해 논평할 당시 푸틴 대통령은 "나는 솔즈베리에서 행해진 방식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역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실제로 푸틴의 각본에는 여러 가지 처벌 도구가 있다.


이는 "국가의 적"을 제거하기 위해 소련 정보부가 개발한 "습한 행동"(러시아어로 mokryye dela ) 이라는  방침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


"습한 행위"("습한 일" 또는 "습한 작업"으로도 번역됨)는 피를 흘리는 것을 의미하는 코드명이 붙은 표적 암살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살인, 납치, 중독, "강제 자살" 및 기타 위협 및 살인 행위가 포함된다.


소련 초기에 국가적 행위로 실행된 이 행위는 소련 정부의 최고위층에서 명령을 받았다. 이는 레닌, 특히 스탈린이 가장 좋아하는 도구였으며 체카와 그 후계자인 GRU, NKVD, KGB가 사용하여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는 인물을  "청산"(likvidirovat)을 의미 하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





 2023년 8월 24일 목요일 러시아 트베리 지역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서 추락한 개인용 제트기의 잔해에서 시신 가방을 옮기고 있다. 바그너 그룹의 창립자인 러시아 용병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타고 있던 개인용 제트기는 2023년 8월 23일 추락하여 탑승자 10명 모두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AP 사진)


소련 정보부가 명령한 가장 주목할만한 "습한 행위"는 러시아의 볼셰비키 레온 트로츠키의 암살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암살 시도였다.


붉은 군대의 영웅이자 스탈린의 최대 라이벌인 레온 트로츠키는 1940년 8월 스페인 공산주의자 라몬 메르카더(코드명 "레이몬드")에 의해 얼음도끼로 살해당다.




폴란드 반공주의자였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5월 오픈카를 타고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터키 암살자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


불가리아 정보국의 자산으로 알려진 암살자는 소련 군사 정보국인 GRU가 주도한 음모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푸틴 대통령은 이 전술에 '특별 임무'라는 무해한 이름을 부여하면서 '습한 행위' 관행을 재개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2년 반만인 2002년에 '극단적 활동 대응에 관한 연방법'을 승인해 이러한 관행을 합법화했다. 2006년에 업데이트된 이 법안은 표적 암살을 "극단주의 활동"에 대한 처벌로 합법화 하고 있다.


이는 매우 광범위하게 정의되어 크렘린궁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수많은 러시아 언론인과 수많은 야당 지도자들이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 정권을 비판하거나 러시아 정부의 부패와 기타 위법 행위를 폭로했기 때문에 '습격'의 피해자가 되었다.


현대의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살인 사건 중에는 Anna Politkovskaya 와 Boris Nemtsov의 살해를 꼽을수 있다.


러시아 저널리스트이자 푸틴 비평가인 폴리트코프스카야는 제2차 체첸 전쟁(1999~2009) 당시 러시아군의 잔혹행위를 보도했으며 2006년 10월 푸틴 대통령의 생일날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보리스 넴초프(전 러시아 부총리) 야당 지도자이자 푸틴 대통령을 열렬히 비판했던 그는 2015년 2월 크렘린 근처 다리에서 총에 맞았다.


1938년 트로츠키 암살 음모의 배후에 있던 파벨 수도플라토프(Pavel Sudoplatov)는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를 살해했다.


살인 무기는 폭탄이 들어있는 초콜릿 상자였다.


 



 러시아의 정적에 대한 살인은 정교함을 더해 중독으로 인한 죽음은 러시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특별한 기술과 정확한 투여량, 적절한 독 종류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지만 권총, 얼음도끼, 폭탄을 사용하는 시끄러운 드라마 없이 은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인들은 이 방법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1993년 CIA 문서에 따르면 "소련의 손이 분명한 경우에도 KGB의 추적 능력으로 인해 조사 결과 단편적인 정보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 미 국방부와 미국 정보기관조차 프리고진을 살해한 정확한 방법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방부 대변인 Brig. 패트릭 라이더 장군은 목요일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살해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